수지(가명)는 올해 초등학교 6학년 학생입니다. 수지의 어머니는 수지가 5살 되던 해에 집을 나간 후 재혼하셨고, 아버지는 공사장에서 막노동을 하며 생계를 유지하다가 지난 가을 이후 일거리가 없고 생활이 어려워지자 수지와 오빠인 태준(가명)이를 할아버지, 할머니께 맡겨두고 집을 나가버리셨습니다. 가끔씩 집으로 전화는 하시지만 어디에서 어떻게 지내는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작년 8월 뇌졸중으로 쓰러져 건강이 좋지 않은 할아버지와 고혈압, 위장염 등으로 건강이 좋지 않은 할머니는 가장인 수지 아버지가 집을 나간 이후로 어린 손자, 손녀의 보호자가 되어 아이들을 돌보고 양육하시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운 형편이어서 다른 아이들이 다니는 학원도 보내지 못하고 마음같이 충분히 해주지 못하는 것을 늘 마음아파 하십니다. 게다가 인근에 살고 있는 수지 큰아버지마저도 이혼과 알콜중독으로 수지를 도와줄 형편이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수지 할아버지는 뇌졸중으로 쓰러지신 후에도 고물을 모으러 다니십니다. 동사무소에 경제적으로 어려워 도움을 요청했지만 수지 고모부가 환경미화원(공무원)이어서 수급권자로 지정되기는 어려운 형편이기 때문입니다. 거동도 불편하신 할아버지가 하루 종일 고물을 주어 버시는 돈은 하루 4-5천원 남짓, 그나마 딸기 출하철인 지금은 할머니가 밭에 가서 일하고 만원 정도를 벌어 오기 때문에 한 달에 40만원 정도의 수입이 있고, 그 돈으로 겨우 겨우 살아가고 있습니다.
할아버지가 쓰러지신 후 의료보호는 받고 계시지만 생계보호를 받지 못해 고등학교에 다니는 수지 오빠의 수업료와 책값 등이 항상 부담스러우며 내년에 수지가 중학교에 진학하게 되면 더욱 더 어려워질 것이 예상되어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힘들기만 합니다. 그래도 밝고 건강하게 지내고 있는 손자, 손녀를 보며 힘을 얻는 할아버지 할머니는 본인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손자, 손녀를 위해서 주위로부터의 도움을 절실히 요청하고 계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