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현(가명) 할아버지는 올해 71세로 할머니와 함께 생활하고 계십니다. 고향은 영천이지만, 고향에서 농사지으면서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어려웠던 터라, 할머니와 슬하의 세 아들과 함께 대구로 이사 온지 20여년이 다 되어 갑니다.
하지만 대구에서의 생활도 녹록치 않았습니다. 아파트 건설현장에 다니면서 건설노무자로 일하였지만 다섯 식구 생활하기에도 빠듯했고, 그나마 90년대 후반의 IMF로 인해 일거리마저 줄면서 생활은 급격히 어려워졌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 모두 서른이 훨씬 넘은 나이에 혼인하셨던 터라 자녀들이 한창 자라고 공부해야 할 나이에 할아버지는 이미 나이가 50대를 넘어 60대에 접어들어 기력도 약해지셨고, 그나마 경기도 좋지 않아 일거리마저 없어지자 자녀들은 학업을 중단하고 이른 나이에 집을 나가 일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자녀들이 모두 떠난 후 할아버지, 할머니만 생활하고 계시던 중 2000년 할아버지에게 중풍이 왔고 2003년에 다시 한 번 중풍이 겹치면서 거동이 불가능해졌습니다. 게다가 올해 6월에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살고 있던 판잣집에 전기누전으로 화재가 났습니다. 할머니는 인근 텃밭에 나가 계셨고 거동이 불편하신 할아버지가 방에 누워계시던 중 일어난 일이라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던 상황이었지만, 다행히 인근에 있던 주민이 불을 빨리 발견하고 소방서에 신고하여 큰 화는 면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래된 목조건물이고 언제 다시 큰 어려움이 닥쳐올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할아버지 할머니는 늘 불안하기만 합니다. 화재로 인해 불이 난지 몇 개월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전기는 들어오지 않습니다. 무허가 건물이라서 전기수리를 해 줄 수 없다고 합니다.
할머니 할아버지는 당장이라도 거처를 옮기고 싶으시지만 전세 얻으실 돈도, 월세를 낼만한 돈도 없어 어려운 실정입니다. 건강이 좋지 않으신 할아버지 할머니가 남은 여생이나마 편히 지내실 수 있도록 도움의 손길이 필요합니다.